재능기부자 1,200명 협업으로 완성한 '오픈 지도'...구호, 재건 활동 근간돼
필리핀 당국은 최근 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사망자, 실종자 수가
7,500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피해지역을 원상태로 복구하기까지
3년은 걸릴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지,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이에 성금을 모으고, 구조대와 복구 인력을 투입하는 등
필리핀 재건을 돕기 위한 손길이 전세계에서 뻗어나오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기술도 이러한 재건 활동에 톡톡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요.
바로,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 OSM)'이라는 비영리 온라인 지도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피해 지역의 온라인 지도가 복구 활동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외부에서 파견된 봉사자들이 현지에서 제대로 활약하려면,먼저 그 지역의 지형지물이
어디에 있는지, 각 지형지물 간 거리는 어떻게 되는지 등 위치 정보부터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휩쓸려 나간 장소에서는, '내가 당장 어디 쯤에 위치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죠. 지난 11월 8일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하자, 미국 적십자 당국이
구호활동을 시작하면서 즉각 OSM에 도움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OSM 내에서도 인도주의적 활동을 위해 온라인 재능 기부를 하는 '휴머니태리안
오픈스트리트맵 팀(Humanitarian OpenStreetMap Team, HOT)'은 그 즉시
주요 피해지역인 타클로반 시의 지도 작성에 뛰어들었습니다. 마닐라 등 대도시와 달리
지역 내 모든 지형지물의 상세한 위치 정보까지는 확보되지 않은 소지역이었던 터라,
최대한 빨리 지도를 만들어내는 게 급선무였죠.
태풍이 불어닥치기 이전의 모습을 담은 지도를 제작하는 일도 시급했습니다.
그래야 현지에 도착한 봉사자들이 '원래 어느 장소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비교하며
재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이에 HOT은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도시의 이전 모습을
'추적'하는 일도 함께 병행해 나갔습니다.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당장 봉사자들이 맞닥뜨릴, '현재상황'을 보여주는
지도를 완성하는 일도 무척 중요했습니다. 비교적 덜 파손된 도로가 어느 것인지 확인해
'응급 물품 수송로'로 지정하고, 폭풍 잔해로 고립된 마을에는 어떤 길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등 이 '최신 지도' 없는 구호활동이란
거의 불가능한 미션에 가까운 것이니까요.
그리하여 하이옌이 몰아닥친 지 약 열흘 후인 11월 19일,
HOT 재능기부자 1,200명의 협업을 통해 마침내 건물과 도로의 위치,
홍수가 일어난 상태 등 현지의 세세한 위치 정보 3백만여 개가포함된
온라인 지도 최종본이 완성되었습니다. 물론 이 최종본이 나오기 이전에도,
당장 복구 작업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작업 중'인 상태의 지도들도
실시간으로 봉사단체들에 제공이 됐는데요. 재해 현장에서는 인터넷 연결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봉사자들은 새로운 지도가 올 때마다 이를 출력해
소지하고 다니며 현장을 누볐답니다.
미국 적십자 국제 서비스 부문에서 활동하는 쿤스(Kunce) 씨는
지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사태를 겪으며, 피해 지역의 지리정보를
제공받는 일이 구호활동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실감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진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자리에서 아무 지리 정보 없이
구조, 복구 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막막한 일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십자와 OSM은 이후 적극적인 상호 협력 하에
온라인 지도 개발 및 지도 개발 역량 함양에 나서기 시작했답니다.
이러한 노력이 이번 필리핀 구호활동을 통해 빛을 본 것이고요.
한편 OSM의 이번 활약은 우리에게 '오픈 소스'의 유용성과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비용 걱정 없이 참여하고,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는
OSM의 '열린' 지도가 아니었다면, 이번 필리핀 구호 활동은 훨씬 더 지연이 되었겠지요.
HOT 활동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서 이메일로도 받아보실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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