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가능성' 극대화 할 만물인터넷 세상
'문자'를 발명하고 '기록'을 시작하면서부터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전(前) 세대의 지혜를 구전(口傳)사회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방대하게
축적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후 녹음·녹화 기술 등 기록 수단 발달에 따라
인류의 역량 역시 확대일로를 걸을 수 있었죠.
그렇다면 과거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하는 수준을 넘어 서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스른 듯 생생하게
과거나, 특정 기억, 사건을 '재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그로 인해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가 아니라 "그게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라고
당시 상황을 다시금 '겪어보고' '느끼는' 수준에 이른다면... 어쩌면 인류는
또 다른 '도약'을 할 수 있게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구술문화가 문자문화로 변하던 그 때처럼 말이지요. ^^
이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요?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하는기술들은
이미 예전부터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초기 버전으로나마 벌써부터
활용되는 기술들도 있다는데요. 특히 점점 더 많은 사이버 아키비스트(archivist; 아카이브 관리 전문가)들이
세계 주요 지형지물이나 기념물 등의 '디지털 복사본'을 만드는 작업은 주목해볼 만 합니다.
이들은 삼각대 위에서 회전하는 레이저를 활용한 3D 데이터 레코딩을 통해
지형지물, 기념물 등을 스캔하여 3D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사진 이미지 등과 조합해 만든 '가상' 사물을
전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접근 및 열람 가능하도록 하고 있죠.
다시 말해 이전에는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던 자료들을
'직접 보는 것처럼' 경험하게 된 것이지요.책 속 사진으로만 보는 이집트 피라미드와
눈 앞에서 보는 피라미드. 교육 효과가 확~ 차이가 날 수밖에 없겠죠? ^^
게다가 지금은 유명 지형지물, 기념물 등을 재현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우리 개개인의 인생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일련의사건들을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달할 전망입니다.
시스코 최고 미래학자 데이브 에반스(Dave Evans)는 몇 년 내 100달러도 안 되는 비용으로
우리 전 생애의 매 초를 기록할 수 있는 '생애 기록 기기' 같은 것들이 출현할 것이라 말합니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미래 배우자와의 만남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전 함께 보낸 마지막 날들 같은
예측 불가능한 중요한 순간을 담아내는 기기들이 이미 제조된 상태라고 하는데요.
흠... 이렇게 되면 더는 나 자신의 과거를 '미화'해 기억할 수 없겠군요...
마치 옛날 조선 왕들에게 '사관'들이 따라다니며 가감 없이 왕의 하루를 기록했던 것처럼 말이죠 ^^;
대신 과거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어또 다른 인생의 마음가짐을 가지거나,
좀 더 생산적인 앞날을 도모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ㅎㅎ
하지만 이렇듯 '생생한 과거'로부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자 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이 정보에 접근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겠죠?
구슬도 꿰어야 서말, 필요할 때 바로바로 이용할 수 없다면 제 아무리 좋은 정보도 무용지물이니까요.
시스코가 이야기하는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IoE)'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순간이네요. ^^
특히 '개인의 역사'가 기록되면서부터는 정보 접근에 있어
보안,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보장돼야 하는 만큼
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우리가 '새롭다'고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실상 들여다 보면
과거에 있었던 것이나 현존하는 것들을 모방하거나 혹은
그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다는 뜻일 텐데요.
과거를 잊지 않고, 과거에 비춰 오늘을 반성하고, 과거를 통해 배워나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말씀이라 하겠습니다.
'온고지신'의 개념과 가능성을 유례 없이 확장시켜 줄 만물인터넷 세상,
사뭇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