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사우스 나파(South Napa) 지역 주민들은
땅의 흔들림 때문에 밤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규모 6.0의 지진이 온 것인데요.
그리고 이들이 잠에서 깨기 10초 전, UC-버클리 지진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이 지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단 10초라도, 재난이 닥치기 전 경고를 받을 수 있다면
참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사우스 나파 지진에서 '10초 전' 정보를 과학자들에게 전달한 것은
바로 센서를 사용해 지진 활동을 감시/모니터링하는
만물인터넷(IoE) 조기 경보 시스템인‘셰이크얼러트(ShakeAlert)’였습니다.
지진은 예측하기 까다로운 재난이며, 발생 시 매우 빠르게 음속으로 확산돼
방비하기도 어렵습니다. 허리케인은 상륙 전에 바다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탓에
약간이나마 '준비 시간'을 벌 수 있는 것과는 딴 판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지진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걸까요?
땅을 흔들고 파괴와 대혼란을 일으키는 지진의 'S파'에 앞서 발생하는
'P파'를 감지할 수 있다면 이 난제가 조금은 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셰이크얼러트 시스템가 지난 2년간 베타 버전으로 운영되는 동안
감지해 온 것도 바로 이 P파인데요.
셰이크얼러트 시스템은 버클리, 캘리포니아공대, 워싱턴 대학,
미 지질조사국이 협력한 작품입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 설치한 300여개 센서가 P파를 감지한 후
이를 중앙 컴퓨터에 전송하면 컴퓨터가 다양한 알고리즘을 통해
지진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파괴력이 더 큰 S파가 도착하기 전
지진 영향권에 있는 여러 지역에 실시간으로 지진의 위치와 규모를 알리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P파와 S파 사이의 '10초'. 물론 본격적인 대피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대재앙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취하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입니다.
사람들이 튼튼한 책상이나 탁자 밑에 숨는 즉각적인 예방조치를 취할 수 있고,
비행기 조종사에게 불안한 활주로에 이륙하지 않고 계속 선회할 것을 경고할 수도 있습니다.
또 사람들이 고압선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엘리베이터 문을 열어두어
사람들이 갇히지 않게 할 수도 있죠. 그리고 이는 인명구조에 투입돼야 하는
소방관, 응급구조대원의 수를 기존 대비 현격히 줄일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재해복구 활동을 펼칠 수 있게 해준답니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재난관리청, 바트(Bay Area Rapid Transit) 등이
이 셰이크얼러트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추후 현재의 시연 프로토타입을 본격적인 공공 경보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답니다.
한편, 지진 외에도 IoE가 적용돼 큰 효과를 보고 있는 재난방지 부문이 있습니다.
미 농무성 삼림국 소속인 솔트 레이크 시티의 ‘원격 감지 애플리케이션 센터
(Remote Sensing Applications Center)’는 IoE를 도입해
1억9천3백만 에이커에 달하는 180여개의 국유림에 대한 산불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산불 발생을 탐지하며, 불길이 진정될 때까지 모니터링하는 일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가 자랑하는 ‘액티브 파이어 맵핑(Active Fire Mapping)’ 프로그램은
'위성 센서'를 이용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화재 위치와 규모를 파악합니다.
열감지 및 각기 다른 수준의 공간 해상도를 제공하는 4개의 센서가 상공 위를 지나며
화재 강도, 고도, 강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실시간 전송하고
이 정보는 컴퓨터에 수신돼 '화재지도'를 만드는데 쓰인답니다.
화재의 경계와 기타 지형학적 데이터가 반영된 이 지도는
긴급구조대에게 제공돼 요긴하게 쓰이게 된답니다.
IoE 도입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재난감시/모니터링 활동 사례들은
최근 크고 작은 자연재해와 인재가 끊이지 않았던 국내 상황에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더 안전한 한국'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요소들 중 하나가 바로 IoE이 아닐까 싶습니다. ^^
이전에는 연결되지 않았던 곳곳들이 모두 인터넷에 연결돼 더욱 안전해지는 세상.
바로 시스코의 '만물인터넷'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