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역사는 신석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털 없는 포유류'인 인간을 추위와 더위로부터 보호해주는 1차적인 목적에서부터 시작해 이후 계급, 소속을 나타내거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등 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되죠.
그런데 만물인터넷(IoE) 시대가 펼쳐지면서 옷의 역할이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옷과 인터넷이 서로 연결되면서 더 건강하고, 더 활기차고, 더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는 도구로 진화한 것인데요. 지난 8월 랄프로렌(Ralph Lauren)이 U.S. 오픈 테니스 토너먼트에서 도입한 새로운 운동셔츠가 하나의 좋은 예입니다.
커넥티드 의류 개발업체인 캐나다 기업 'OM시그널(OMSignal)'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폴로 테크(Polo Tech)’ 티셔츠는 스포츠 의류의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이는데요. 이 셔츠를 입고 운동을 하면 직물에 '짜여 있는' 센서가 심박수, 호흡률 깊이, 걸음수, 칼로리 소모량, 심박 변이도를 기록합니다. 또 소형 탈부착식 ‘블랙 박스’는 센서가 확보한 풍부한 생리적 정보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전송해 주고요. 이 앱은 운동 지속 시간와 강도를 그래픽 형태로 보여준답니다. 센서 때문에 옷을 못 빠는 건 아니냐고요? No no, 블랙박스만 제거해서 세탁기에 돌리셔도 됩니다! ^^
물론, 센서가 부착된 셔츠의 활용 가능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센서를 통해 스트레스 레벨을 모니터링하고, 레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그를 이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를 할 수도 있고요. 또 옷을 입은 사람이 주말 내내 방바닥에 딱 붙어만 있다면, "너의 건강을 위해 제발 좀 일어나 좀 움직이라"고 압박 메시지(?)를 넣어줄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 꼭 필요한 셔츠네요....) 또 임산복에 센서가 적용되면 임산부와 아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수분이 부족하니 물을 한 잔 먹으라"는 식의 조언도 할 수 있죠~
한편 공장 유니폼에 센서가 적용된다면 어떨까요? 직원이 위험 장비에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면 그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거나 여차하면 기기 작동을 잠시 멈추도록 조치할 수도 있습니다. 광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퍽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텐데요. 이를테면, 냄새로 느낄 수는 없지만 인체에 유해한 가스가 탄광에서 새어나온다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경고할 수 있지요.
아직은 조금 멀게 느껴지신다고요? 그러나 이러한 'IoE 의류혁신'은 곧 일상화 될 전망입니다. 당장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5에서도 시티젠 사이언스(Cityzen Sciences) 같은 기업이 디지털 셔츠를 선보이고 있을 정도니까요!
만물인터넷, 옷의 역사 나아가 인류 역사를 바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