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질병 확산 여부를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세계보건기구(WHO) 웹사이트 입니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그런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지난 3월 WHO는 서아프리카 기니(Guinea)에서 에볼라가 빠른 속도로 발병하고 있다고 공식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보스턴의 몇몇 전문가들은 이 사실을 WHO 발표 9일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헬스맵(HealthMap)'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오픈툴이 기니 현지의 언론보도를 일치감치 접해 에볼라 발병 소식을 바로 확보한 덕분이지요.
헬스맵은 보스턴어린이병원 연구진과 역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만든 웹사이트입니다. 뉴스, 정부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의료진 대상의 SNS 등을 샅샅이 뒤져 데이터를 수집한 후 그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전염병의 위협을 볼 수 있는 세계지도를 보여주는데요. 온라인을 활용하니 이전과는 달리 질병 정보를 실시간에 가깝게 발굴, 분류, 필터링할 수 있게 된 덕분이랍니다.
질병관리 분야에 IT가 도입되면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에볼라 사태를 겪으면서 IT가 이 분야의 가능성을 얼마나 확장시키고 있는지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를테면 지난 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을 더욱 빨리 파악, 질병의 전염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았습니다. 바로 '에피 인포 VHF (Epi Info VHF)' 툴인데요. 여기엔 에볼라 감염 현장의 인력들이 사람들 간 병이 확산되는 모습을 가시화할 수 있도록 돕는 '바이러스 전염 다이어그램' 기능이 갖춰져 있습니다. 또한 자동화 툴을 사용하여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며 “접촉 추적(contact tracing; 질병에 노출된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 역량)"-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답니다. IT가 이처럼 생활화 되기 전엔 생각도 못할 편리하고 효율적인 기능들이지요.
한편 에볼라 발병에 관한 인사이트도 현재 다양한 형식의 데이터를 활용한 컴퓨터 모델을 통해 마련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7월 노스이스턴 대학(Northeastern University)의 한 물리학자는 비행기록 및 인구 데이터만을 가지고 에볼라가 세네갈로 확산될 것이라고 정확하게 예측해낸 바 있는데요.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비영리기구 플로우마인더 (Flowminder)의 연구원들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발병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익명화된 휴대폰 위치 데이터를 서아프리카 내 인구 이동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지도로 전환하는 것이지요. 요즘은 누구나 휴대폰을 소지하고 다니고, 또 그 열풍에서 아프리카 대륙도 예외가 아닌만큼, 휴대폰 데이터는 여러 모로 퍽 유용한 공중보건 자료가 될 수 있는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은, 정확한 의료정보, 임상정보를 웹에서 구할 수 있다면 이런 IT 툴들의 역량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은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아닌 게 아니라, 헬스맵의 공동 설립자이자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부교수인 존 브라운스테인 박사(John Brownstein, Ph.D)는 “의료데이터를 보다 체계적이고 공유 가능한 방식으로 수집할 수 있다면, 질병 감시 역량을 확실히 개선시킬 수 있다. 여기에 우리의 건강행동(health behaviors), 일상활동 및 여러 다양한 건강 매트릭스를 수치화할 수 있는 기술까지 더해지면 인구 건강에 대한 보다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의료정보는 '민감'한 사안인만큼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IT의 발달, 질병관리 분야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정보가 인터넷에 오가고, 모이고, 분석돼 실시간으로 적재적소에 쏘아 질
만물인터넷(IoE) 세상에서는 그 가능성이 얼마나 더 펼쳐지게 될까요? 사뭇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