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는 무려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가뭄으로 말라버린 나무가 부러져 그 아래에서 자고 있던 한인 학생이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가뭄으로 인한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도 엄청난데요,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올해 27억 4천만 달러(한화 약 3조 2천500억 원)로 이를 것으로 예측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캘리포니아의 농업은 물론, 나중에는 식수마저 위협받을 수 있는데 마냥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되겠다고판단한 캘리포니아 정부는 IT 기술의 도움으로 가뭄을 이겨낼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어떤 기술들이 있는지 확인해볼까요?
센서에서 인공위성까지 총동원!
가뭄 중에 취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는 다름 아닌 물 절약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에게 물 절약의 중요성을 알려야 할 텐데요. 캘리포니아주는 센서, 인공위성, 소셜미디어, 스마트미터부터 데이터까지 가능한 모든 것을총 동원해사람들에게 물절약의 중요성, 물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즈세이프(Vizsafe)라는 소셜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은 시민들이 직접수자원이 낭비되는 현장을 제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모바일 기기, 개인 및 공공 카메라 등에서 전송되는 실시간 제보가 위치 정보와 함께 비즈세이프에 게시되는데요. 그 결과 어떤 행동이 수자원 낭비를 막거나 부추기는지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시민 의식 제고에도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비즈세이프는 쓰레기 불법 투기나 불법 주차 등 여러 관련 정보들을 바로 제보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공공의 편의와 안전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에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가뭄 중에도 몇 시간씩 물을 틀어놓는 한 남성을 제보한 비즈세이프 사진 / Go System에 제보된 고장난 스프링클러
산타모니카(Santa Monica)시에서도 유사한 방법으로 "Go Syste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스프링클러 고장 등으로 예기치 못하게 물이 낭비되는 현장을 목격할 경우 사진을 찍어 시청의 “Go System”에 전송하면,관련 정보를 받은 해당 부서가 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고 합니다.
한편, 첨단 기술의 집약지답게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수도시설 캘리포니아 워터 서비스(California Water Service)는 데이터를 적절히 활용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의 수도 사용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도 사용 보고서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소형 자석 기기를 수도꼭지나 파이프 등에 부착해 물이 새는 곳은 없는지 감지하기도 합니다. 또한, 스마트미터를 적극 도입, 수도 검침원들이 집집마다 방문하는 대신 차량으로 특정 구역을 지날 때 자동으로 검침기 정보를 개인 단말기로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 업무 생산성을 약 7배나 높일 수 있었답니다.
캘리포니아 워터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수도 사용 보고서 샘플
농업도 디지털 기술 적극 활용
캘리포니아에서 농업은 해마다 약 460억 달러의 경제 가치를 창출해내는 분야인데, 지금은 장기화되는 가뭄으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부들은 다행히도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술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온팜(OnFarm)이라는 솔루션은 디지털 대시보드에 제공되는 데이터를 통해 작물 상태를 확인, 가뭄에 대처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온팜 CEO 랜스 도니(Lance Donny)는 “기존에도 농업에 IT 시스템을 적용환 사례가 많지만 각 시스템별로 데이터 표준이 달라 서로 데이터 공유가 어려웠다. 또, 직접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농부들은 결국 이 복잡한 기술을 사용하기를 중단했다”며, 온팜과 같은 SaaS(Software-as-a-service,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은 농부들이 쉽고 편리하게 필요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런 반면, 튤(Tule)이라는 샌프란시스코의 또 다른 기술 기업은 농부들에게 데이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튤은 센서를작물이 심어진 밭에 설치해물이 얼마나 부족한지 또 실제로 얼만큼의 작물 재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물이 사용되는지도 알려줍니다. 이런 정보만 있으면 농부들은 농사 시 필요한 물의 양을 정확히 알수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또 센서 하나가 약 4,407 제곱미터의 토지(1,224평)를 커버하니 센서가 곳곳에 부탁되어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캘리포니아의 한 포도밭에 설치된 튤 센서
NASA도 나선 캘리포니아의 가뭄 극복기
美 항공우주국(NASA)역시 가뭄 극복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NASA는 당국의 무수히 많은인공위성을 활용해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Central Valley) 지역 전체에서 경작 중인 200,000개의 밭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NASA에서 제공하는 위성 사진들을 통해 캘리포니아 주 관계자들은 어떤 농지가 현재 버려졌는지, 어디서 작물이 재배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1년 및 2014년 농작지 분포도 위성 사진
NASA의 위성 사진들을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오픈 데이터이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이번 가뭄 사태를 보다 자세히 파악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사진들은 캘리포니아 수도 시설에도 주기적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한편, NASA 연구원 포레스트 멜튼(Forrest Melton)은 이 과정에서 희소식도 있다고 전하는데요. 그는 "지난 4년간 내린 적은 양의 비에 비해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는 점은 캘리포니아의 수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점을 보여준다"며, “또 캘리포니아의 농부들과 수도 시설이 가뭄에 얼마나 잘대처해왔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론은, 더 이상 캘리포니아산 과일과 견과류와 채소를 먹지 못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힘만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가뭄, IT 기술의 도움으로는 현명한 대처가 가능합니다!